[ 아시아경제 ] 유홍준 전(前) 문화재청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한 더불어민주당 K문화강국위원회가 9일 공식 출범했다.
유홍준 위원장은 이날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문화예술 분야에서 정부 지원금을 연구개발(R&D)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민주당 정부 출범시 문화예술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그동안 정부가 문화예술계 지원을 한 뒤 지나치게 개발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자칫 지원을 받은 쪽에서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유 위원장은 연구개발 중 연구에 좀더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원의 결과물이 성공일지 실패일지 알 수 없어도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원을 하는 것이다. 연구의 결과물이 실패라 해도 자산이 된다. 이를 인정해주는 체계가 갖춰져야 문화강국으로 가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 위원장은 실패를 인정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행정력이 요구된다며 이를 잘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문화예술 산업 정책과 관련해 자칫 산업이 위주가 되고 문화예술이 경시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경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홍준 위원장은 행정의 간소화를 통해 제대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를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아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원금을 주고 난 다음에 간섭하기 때문에 (지원금을) 신청하기도, 결과물을 내기도 복잡하고 어렵다. 이재명 후보는 500원짜리 딱풀 하나 사는 것도 영수증을 붙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이러한 부분을 간소화해야 한다."
유 위원장은 "어떤 제도를 만들어도 5%의 엉터리는 있는데 그 5%의 부정과 엉터리를 잡기 위해서 95%를 구속하는 형태는 옳지 않다"며 "95%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야 진정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예술인 중 돈만 있으면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의 열정을 우리나라의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유홍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문화강국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화예술은 역대 대선 후보들의 아주 상투적인 메뉴인데 막상 당선 뒤에는 후순위로 밀려나곤 했다"며 "이재명 후보는 K문화강국위원회를 후보 직속 위원회로 둘 정도로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경제 5단체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경제인들에게 강조한 점이 첫째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 문화산업이 중요하다는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정부 예산에서 문화예술 부문 비중이 계속 줄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홍준 위원장은 예산은 결국 지도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재명 후보가 문화강국에 대한 의지가 강한만큼 당선될 경우 적극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홍준 위원장은 문화 자체가 힘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화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에도 신경쓰겠다고 했다. 특히 인프라와 관련해 대학로 소극장, 독입예술영화 등을 언급했다. 유 위원장은 "아무런 지원이 없어도 자기가 좋아서 해왔던 사람들이 세계로 뻗어나간 K컬처의 바탕이 된다며 결코 이들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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