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삼성전자가 전사 차원의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AI 생산성 혁신그룹'을 신설했다.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경영과 조직 운영의 전반적인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AI 중심 기업(AI Driven Company)'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DX 부문 조직 개편을 발표하고, AI 생산성 혁신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과 현장 실행 체계를 함께 마련했다. 이번 개편은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 의사결정 지원, 제품·서비스 혁신 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핵심은 경영혁신센터 산하에 신설된 'AI 생산성 혁신그룹'이다. 이 그룹은 전사 차원의 AI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을 총괄하고, 각 부문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단순한 기술 조직이 아닌,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AI 활용을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 주요 임무다.

각 사업부에도 별도로 'AI 생산성 혁신 사무국'을 신설해 그룹과 연계된 실행 체계를 마련했다. 사무국은 각 사업 영역별 특성에 맞는 AI 활용 방안을 기획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AI가 단일 기술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삼성전자 전반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AI 기반 업무 전환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할 실무조직도 새롭게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AI 크루(Crew)'라는 명칭으로 약 300명 규모의 전담 인력을 선발해 현장의 AI 과제를 발굴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AI 크루는 AI 기술에 익숙한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돼, 실질적인 혁신 과제를 주도하고 각 부문 내 AI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AI 크루에 대해서는 별도 교육도 강화된다. 삼성전자는 AI 크루가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심화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이들이 현장에서 AI를 기반으로 업무 개선과 효율화를 이끌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 체계도 고도화된다. 삼성은 이미 AI 기초 교육을 전사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를 심화 교육으로 확장해 임직원이 직접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기술 이해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AI를 접목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AI 기술을 각 사업 분야에 접목해 왔지만, 이번 조직 개편은 그동안의 개별적 시도들을 하나의 전략적 흐름으로 묶고 체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AI를 기반으로 한 업무 전환과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기술 중심 기업에서 AI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주요 사업부가 각각 AI를 활용해 제품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은 단순한 효율성 제고를 넘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를 '기술'이 아니라 '생산성 혁신'과 '조직 운영'의 중심축으로 명확히 선언한 것"이라며 "조직 전체가 AI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고, 이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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