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를 향후 5년 안에 국내 버거업계 3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위해 창업비용을 낮춘 신규 가맹 모델 '콤팩트 매장'을 도입해 가맹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맹사업 확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버거업계 3위 안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가 가맹점 개설의 속도를 높일 카드로 꺼내든 건 '콤팩트 매장' 모델이다. 신세계푸드는 기존 82.5㎡(25평) 안팎의 매장을 표준으로 삼아 매장을 확대해왔는데, 이날 선보인 콤팩트 매장은 이보다 작은 49.6㎡(15평) 정도의 규모다. 해당 모델은 기존 매장 대비 약 60% 수준의 창업비용으로 개설할 수 있어 예비 가맹점주의 초기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회사 측은 스탠다드 매장을 개설하려면 1억8000만원이 들었지만 콤팩트 모델은 1억500만원 정도에 창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브랜드 버거 측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공사 매뉴얼을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콤팩트 매장 주방은 건식으로 만들었고 간판 디자인을 단순화했으며 매장 운영에 필요한 요소만 남겼다. 창업비용을 덜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 공사 매뉴얼을 단순화해 공사 기간을 4주에서 3주로 줄였고 마감재 종류도 22개에서 14개로 간소화했다. 평당 좌석은 기존보다 35% 많이 배치해 공간 효율을 높였다. 매장 크기 축소 결정에는 배달·포장 주문 증가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포장 주문 비중은 작년 50% 중반에서 올해 60% 후반까지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창업비용을 낮춰 예비 가맹점주를 더 많이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노브랜드 사업을 확대하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가맹비와 광고비도 낮춰 예비 창업주의 부담을 더 낮춘다는 방침이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는 "가맹점주의 창업 부담을 더는 것이 노브랜드 버거 사업 성장에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신규 가맹 모델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버거 업계 톱(top)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신규 가맹모델과 함께 향후 노브랜드 버거의 시그니처 버거로 삼을 신제품 'NBB 어메이징 더블'도 함께 선보였다. NBB 어메이징 더블은 동일 수준의 타사 버거와 비교해 패티 무게를 30% 늘렸고 가격은 업계 대비 30% 저렴한 4500원으로 책정했다. 김규식 신세계푸드 프랜차이즈 담당 상무는 "햄버거 패티는 다짐육의 특성상 고기의 양을 늘리는 게 맛 향상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며 "증량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낮춘 만큼 점심값 평균 만원 시대에 든든한 식사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로 외식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버거업계는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햄버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1.52로 직전 분기(76.04) 대비 악화했다. 전년 동기(73.67)와 비교해도 2.1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경기동향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햄버거·피자 등 유사음식점업의 지수는 78.28로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양호한 업황을 보였다.
실제로 국내 버거업계 1위인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가맹점을 포함한 전체 매출이 1조4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하며 4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117억원을 기록해 2016년 이후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버거킹 운영사 BKR도 매출 7927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 60.4% 증가했고,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는 매출액 9954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7%, 87.9% 늘었다. 신세계푸드가 불황 속에서도 노브랜드 버거의 가맹사업을 강화하는 것 역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시장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3조원 수준이던 국내 버거 시장은 지난해 5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노브랜드 버거는 기존의 가성비 콘셉트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빠르고 간편한 식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버거가 한 끼 식사의 선택지로 자리 잡았지만 원재료와 관련 비용 상승으로 버거 가격 부담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노브랜드 버거는 본질에 집중하고 비본질은 걷어내는 방식으로 고객에게는 부담 없는 가격, 예비 가맹점주에게는 부담 없는 창업비용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200억원 규모였던 노브랜드 버거의 매출액을 2030년 7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푸드가 2019년 8월 선보인 중저가 버거 브랜드다. 서울 홍대에 1호점을 시작으로 2022년 2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장 수 증가세가 둔화했다. 매장 수는 2023년 246개, 지난해 기준 265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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