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인공지능(AI)의 전력 소모와 관련있는 것이 파라미터(매개변수)인데 파라미터의 개수를 줄이면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문태 LG AI연구원 초지능 랩장(상무)은 9일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원자력계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텍스트에서 현실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은 내용의 최근 AI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이문태 랩장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는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기존에는 매개변수를 늘리는 경쟁을 벌였으나 비효율적이고 전력 소모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현재는 효율성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3은 매개변수가 1750억개까지 늘어났다. 오픈AI는 챗GPT-4의 매개변수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1조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글이 공개한 팜(PaLM)의 매개변수는 5400억개에 이른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자원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늘어난다.. 전력 소모량 또한 많아진다.
이에 따라 최근 AI 기업들은 매개변수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대형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술 개발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LG AI연구원이 올해 3월 공개한 '엑사원 딥 32B'의 경우 320억개의 매개변수만으로도 중국 딥시크 'R1'보다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R1의 매개변수는 6710억개에 달한다.
이문태 랩장은 "엑사원3.0과 3.5를 개발하면서 매개변수를 늘리기보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매개변수를 극대화하지 않으면서 창발적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LLM으로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오픈소스형인 엑사원3.0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LG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엑사원3.5를 적용한 기업용 AI에이전트인 '챗엑사원'의 정식 서비스도 시작했다. 올해 3월에 공개한 '엑사원 딥'은 추론형 AI다.
기존에는 사람과 AI가 질문과 답을 반복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면 추론형 AI는 찾아낸 정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추론을 통해 새로운 결론이나 예측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복잡한 난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태 랩장은 "2023년에는 AI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2024년에는 AI의 주권이 화두였다면 올해에는 '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이라며 "많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앱스토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란 얘기다.
특히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AI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실제로 LG그룹은 LG AI연구원에서 개발한 엑사원을 각 계열사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문태 랩장은 "AI를 이용하면 원하는 특성에 맞는 물질을 형성하거나 새로운 분자 구조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제약 분야 등 다른 계열사와 함께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LG그룹 내부에서 4만5000명이 엑사원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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