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4월 전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 점유율이 29%에 그치며 다시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내줬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이 수주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자국 내 발주 비중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41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집계됐다. 전월(200만CGT)보다 120% 늘었지만, 전년 동기(836만CGT)와 비교하면 약 47% 줄어든 수치다. 당초 지난 1주일간 추가 집계가 반영되기 전에는 364만CGT로 예측됐고 이 가운데 한국은 17%, 중국은 69%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정된 수치 기준으로는 한국이 점유율을 소폭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중국과의 격차는 크다.
전 세계 발주량 441만CGT 기준으로 국가별 수주량을 보면, 중국이 260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5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29만CGT(29%)에 그쳐 2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29만CGT(7%)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계 기준으로도 중국의 수주 우위는 이어졌다. 보정 전 수치 기준으로 올해 전 세계 누계 수주량은 1259만CGT(372척)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이 중 중국은 682만CGT(215척, 54%), 한국은 280만CGT(57척, 22%)를 기록했다. 양국 모두 작년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실적이지만,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6046만CGT로 전월 대비 193만CGT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9467만CGT(59%), 한국이 3557만CGT(22%)로 각각 나타났다. 한국은 전월 대비 38만CGT, 전년 동기 대비 362만CGT 줄어든 반면,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2374만CGT 증가해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수주 강세 배경으로 자국 발주 비중 확대를 지목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이 수주한 물량 중 33.4%는 자국 발주량으로 추정된다.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이 수주를 이어가는 건 자국 발주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영향은 다음 달 이후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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