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달 서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을 뽑는 경건한 의식인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틱톡 세대'를 만나 축제처럼 변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7일(현지시간) 틱톡 세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활용해 콘클라베를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을 미국 최대 스포츠 경기 슈퍼볼에 빗대 '가톨릭 슈퍼볼'로 칭했다.
틱톡 세대는 콘클라베를 시청하고 관련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 중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추기경을 응원하는 편집 영상과 추기경들의 비공개회의 모습을 상상해 만든 상황극 등을 공유하는 식이다. 인플루언서 겸 코미디언인 롭 앤더슨이 각 추기경의 성향을 재치 있게 분석한 '교황 게임(Pope Games)' 콘텐츠는 틱톡에서 500만뷰를 돌파했다. 한 추기경이 다른 추기경의 담뱃불을 붙여주는 사진은 그대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돼 엑스(X·옛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에는 틱톡이 미국에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유일한 밈은 이탈리아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 위에 앉아있던 갈매기였다. 교황 선출 결과를 알리는 연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인터넷 이용자들은 갈매기의 모습이 CNN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되자 트위터 계정을 만들며 즐거워했다.
콘클라베 첫 투표를 시작한 7일에는 새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 이날 오후 9시께 콘클라베가 열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80세 미만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외신들은 8일 또는 9일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열 차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 정도였고 닷새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콘클라베 당시 둘째 날 선출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