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을 앞둔 인도네시아가 앞으로는 수입 연료의 최대 60%가량을 싱가포르가 아닌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대미 관세 협상 차원에서 일부 연료의 수입국을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그 나라(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나라(미국)에서 다른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이 거의 확실하다"며 향후 6개월 안에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단계에선 전체 연료 수입량의 60%를 싱가포르 대신 미국에서 수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가격 문제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도 있어 다른 국가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싱가포르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언젠가는 '0'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은 또 인도네시아의 미국산 연료 수입 확대가 상호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제안할 '카드'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유제품을 비롯해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액을 100억달러(약 14조200억원)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라하달리아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현재보다 10배 더 많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전체 수입 원유의 약 4%를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페르타미나는 미국산 연료 수입을 확대하려는 정부 계획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고 연료 저장 용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32%를 적용한다고 밝혔다가 시행을 90일간 유예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144억 달러(약 20조6000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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