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가 선출된 가운데 교황에서 탈락한 추기경들의 환한 미소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8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종합하면 레오 14세는 전날부터 진행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네 번째 투표에서 133명 추기경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80세 미만 추기경 전원이 교황 후보이자 유권자가 돼 3분의 2 이상 찬성이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한다. 언제 일정이 마무리될지 아무도 알 수 없고, 차기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외부와 일절 접촉할 수도 없다.
콘클라베 결과가 둘째 날 나온 건 비교적 이르다고 볼 수 있다. 1214년에는 2개월 만에 교황이 탄생했고, 감금 후유증으로 교황 즉위 2주 만에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콘클라베 최장 시간 기록은 1268년 그레고리오 10세를 선출하기까지 걸린 2년 9개월이다. 앞서 2005년(베네딕토 16세)과 2013년(프란치스코) 콘클라베도 둘째 날 결과가 나왔다. 투표 횟수는 각각 4차례, 5차례씩 진행됐다.
그래서인지 새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축복하는 추기경들의 표정은 매우 밝아 보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지만, 추기경들은 대화를 나누거나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등 훨씬 자유로워 보였다.
온라인상에서 이 장면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분명 선거에서 떨어졌는데 활짝 웃고 있다", "시무룩 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안 보인다", "오히려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의 표정이 가장 안 좋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 속마음을 '나만 아니면 돼', '이제 집에 간다'고 추측하며 "추기경들 싱글벙글한 것 봐라", "오히려 교황 빼고 다들 행복해 보인다", "유흥식 추기경님이 그중에서도 가장 해맑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다. 그는 페루 빈민가에서 20년 동안 사목을 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하게 이민자와 빈곤층에 대한 관심이 많은 중도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레오 14세는 이날 '강복의 발코니'에 서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면서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 모든 사람의 마음에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어디에 있든지, 모든 민족과 온 지구에 전해지기를 바란다"며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2027년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레오 14세가 WYD를 위해 한국에 오면 교황의 역대 4번째 방한으로 기록된다. 아울러 2014년 프란치스코 이후 13년 만의 교황 방한이 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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