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및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항일전쟁과 양안(兩岸)관계 관련 표현에 대해 대만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9일 대만중앙통신사(CNA)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정부의 중국 본토 업무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러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이 '제2차 세계대전 중국 전장 승리가 공산당 지도 아래 이뤄졌다'는 내용과 '대만은 중국과 불가분한 일부'라는 잘못된 내용을 담은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어 "중화민국(대만) 정부와 모든 군민이 항일전쟁에서 무수한 희생과 헌신으로 침략에 맞서고 고향을 지켰다"며 "중국공산당은 단지 그 기회를 이용해 공산세력을 확장하고 공고히 할 뿐 항일전쟁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는 없으며, 항전을 '지도'했다는 것은 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위원회는 "대만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 및 양안 현실에서 단 하루도 중화인민공화국(중국)에 속하지 않았으며, 대만은 결코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가 아님을 강조한다"며 "'양안이 서로 종속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대만해협의 현황이자 사실"이라고 했다.
대만의 이 같은 입장은 전날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밝힌 발언과 공동성명 내용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공산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 국민은 용감히 싸워 항일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성명에서는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재차 강조하며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이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다. 러시아는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이보다 앞서 시 주석이 러시아 매체에 기고한 글에 대해서도 대만은 반박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관영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실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함께 미래를 열다'는 제목의 글에서, 중·러 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독일에 맞서 싸웠고, 전후 질서 수립에 공헌했으며,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 그리고 유엔총회 결의 2758호를 근거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주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만 외교부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시 주석이 해당 기고문에서 역사적, 법적 사실을 잘못 말했다며 "현실을 왜곡하고 진실에서 벗어난 그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오도하며 대만의 주권을 지우려는 악의적 시도로 이러한 허위 주장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 등이 "대만에 대한 중화민국의 주권을 확인했음을 거듭 강조한다. 당시에 중화인민공화국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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