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과거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9일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한국지부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2002년, 2005년, 2008년, 2010년 네 차례 방한했다. 당시 한국지부가 규모는 작지만, 총장 직할 거점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호주 관구 산하에 한국지부가 있다.
이날 한국지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오 14세 교황이 수도회 총장 시절이었던 때의 일화를 소개하며 "선교사로서 오랜 시간을 보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고 잘 받아들이는 분"이라고 했다. 레오 14세는 방한 중에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함께 방바닥에 앉아 차를 마시고 젓가락으로 국수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부는 "형제들이 준비한 승용차를 마다하고 젊은 형제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다니셨고, 공항에서는 당신이 직접 짐을 들고 가는 등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겸손하고 소박한 분이셨다"며 "한국 공동체의 일들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언제나 따듯한 미소로 형제들의 물음에 귀 기울이고 답해주셨다"고 부연했다.
이어 "하느님께서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목자를 보내주셨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며 "우리의 목자이신 레오 14세 교황님이 하느님께서 맡기신 직무를 잘 수행하실 수 있도록 우리도 기도로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오후 네 번째 투표에서 신임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선출이 확정된 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첫 발언을 했다.
1955년생으로 미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 페루에서 20년간 선교사로 활동하며 2015년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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